민중가요에 대한 생각
이 글을 써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마는 그래도 내 지난 몇 년간의 노래패 생활을 정리하며
이 글을 써보고자 한다. 많은 후배들이 민중가요가 무엇인가로 많은 고민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비단 그것은 후배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그것은 어찌보면 민중가요라는 부분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고민인 것이다. 흔히들 술자리나 일반적인 만남-일반 평학우와의 만남속에서
민중가요에 대한 것은 자주 토론거리가 됨을 알고 있다.
이에 민중가요를 얘기하고자 하는 여러 후배들이 자꾸만 민중가요를 말할 수 없어 안타까워
함을 알고 있다.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이 길을 걷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의 고민이 아닌
가? 하지만 이런 생각은 어떨까? 왜 민중가요를 부르고 있는가? 나는 왜 그 많은 노래장르
중 민중가요라는 가장 활성화되지도 않았고 가장 알려지지도 않은, 게다가 일반인들이 나쁘
게만 인식하고 있는 민중가요에 대해 이렇게 고민하는가 말이다.
그것은 어떤 대답을 가질 수 있을까?
첮번째는 자기만족이랄 수 있다. 나는 남과는 다른 좀 특색있는 것을 해보고 싶다는 자기
과시욕은 아닐까하는 것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은 우리 모두일수도 있고 어찌보면 극소
수랄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일상에서의 탈피일 것이다. 텔레비젼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만든
사랑타령과 흔히 유행가라는 터울속에서 자꾸만 식상해가는 대중가요에서의 탈출. 구시대
어른들의 음악이라고 치부되는 트롯트. 뭔가 고상한듯하면서도 괜히 어려운 클래식. 이 어디
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것이 민중가요에는 있는 듯한 느낌. 그것이 일상에서의 탈피가 아닐까.
세 번째는 자기표현이요 자기표출이랄 수 있다. 대중가요에서는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는 것
에 대해 자기의 욕구와 불만등을 표현할 수 있는 노래-민중가요는 조금은 특별한 구석이
있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이 모두가 틀릴수도 있다. 누구의 생각이 딱히 옳다고 생각할 수
는 없는 법이니까. 그러면 민중가요란 무엇인가? 흔히 얘기하는 데모곡인가. 시위에서 늘상
불려지고 전투적이고 공격적이고 냉소적이며 사회비판적이고 선동적이기만 한가.
누가 쉽사리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민중가요를 불러보지 않고서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민중가요를 부른다는 것은 삶을 부르는 것이다.
이것은 노동가를 부를 때 그 치열한 삶의 현장-노동속에 몸을 내던져 보지 않은자는 노래
를 불러도 그 참 의미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통일을 기원해보지 않은자. 분단의 아픔을 고
통으로 느껴보지 못한자가 어찌 통일의 노래를 부를수 있는가.
민중가요는 대중가요와 무엇이 다른가? 대중가요와 민중가요는 그 형식상의 차이에서 과거
와는 달리 근래에 와서 많이 좁혀졌다. 과거의 군가나 동요등의 형식에서 이제는 대중가요
가 습득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장르에 민중가요도 진출해 있는 상태이다. 물론 대중가요
가 대중매체를 앞세워 쉽사리 대중을 선도해 가며 장르를 조절하는 동안 민중가요는 어떤
장르의 도입에도 많은 비판과 고충을 감수해야 했지만...
하지만 확연히 구분할 수 있는 것은 그 노래가 알려주는 내용이다. 즉 노랫말에서 많은 차
이를 가지고 있다. 일상적이고 통념적인 사랑타령이 아닌 삶을 노래하고 사회의 아픈 곳을
노래하고 어두운 곳을 노래하고 진실을 노래하고 통일을 노래하고 때로는 밝음을 기쁘게 노
래하기도 하는 그래서 그 말들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와닿을 수 있는 노래 그것이 바로 민중
가요가 대중가요와 확연히 구분되는 첫 번째 모습이다.
두 번째는 그 노래를 어떻게 유통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대중가요처럼 민중가요는 그렇게
폭넓은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며 대중매체를 앞세운 대중가요의 광고력에는 비교도
될 수없는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민중가요를 듣고 그 노래를 느낄 수
있는 사람들에 의해 유통이 된다는 것이다. 즉 민중가요는 거대한 자본의 손을 거부한 채
그것을 만들고 듣는 모든사람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유통이 된다는 것이다